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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이만교||민음사||2000.05.20||7500||

정미자씨 2003. 11. 27. 02:01


*** wowob에 2001년 12월 04일에 올린 글 ***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제목이 심히 마음에 안 들었다. 오늘의 작가상인지 먼지 탔다고는 하는데, 도발적인 제목으로 어케 함 튀어볼려고 발악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잘 나가든 말든 별 신경도 쓰지 않았고, 그래도 제목탓인지 잘 나가긴 했었다.

이만교의 두번째 장편소설 『머꼬네 집에 놀러올래』가 나왔을 때도 제목이 영 마땅치가 않았다. 조카 이름이 진짜 머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속으로 '그게 머꼬? 유치하게..'라며 비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도 꽤나 나갔다.

이 놈의 책하고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팔자인지, 새로 옮겨온 직장에서도 하는일이라고는 옆에 잔뜩 책 쌓아놓고, 책보는 것이 하루일과의 반이다. 퀴즈를 내야하는 만큼 책이라고 해봐짜 '지구에 관한 1000가지 비밀', '음식 상식 백가지', '아는 것이 즐겁다', '책 속의 책' 류의 백과사전식 책이 전부긴 하지만서리..

그래도 간혹 건질만한 책들이 있으니, 『결혼은 미친 짓이다』도 그 중 하나였다. 시간강사인 주인공은 결혼상대를 물색중인 그녀와 만나 사랑을 하지만 그녀는 결국 딴넘과 결혼한다. 유부녀가 된 그녀와 여전히 만남을 계속하는 그! 그것도 혈통인지, 그의 여동생도 왠 유부남과 살림을 차리고 있고.. 학창시절 그를 짝사랑하던 여자는 자살을 한다. 그리고 그와 그녀의 관계도 끝을 치달아 간다.

한 권짜리 장편소설 치고는 줄거리가 정말 단순명료경쾌하다. 쉽게 읽히는 문장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 순간순간 번득이는 삶에 대한 유쾌한 냉소!

그래서 결론은 뭔데? 라고 물으면 글쎄요~~~지하철에서 읽기 딱 좋다. 그리고 읽고 나면, 그의 다음 작품인 『머꼬네 집에 놀러올래』도 볼 생각이 들 정도의 만족감은 가진다.

마지막으로 나의 결혼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하는 게 결혼이라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꼭 강조하고 싶은 말!!!

결/혼/식은 미친짓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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