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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전2권)||댄 브라운||베텔스만코리아||2004.06.21||7800||

정미자씨 2004. 9. 15. 02:11


책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보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책.
별로 보고 싶지는 않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일종의 과시욕이라고나 할까-.-)
보고는 싶지만 내 돈주고 사서 소장하기는 아까운 책.
보기도 싫고 갖기도 싫은 책.(음...아니, 사실 갖기 싫은 책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일단 책이면 무조건 쌓아두는 것이...흐흐흐..)

다빈치 코드는 세번째에 속하는 책이었다. 출간되자 마자 전세계에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미국에서만 7백만 부 이상 판매된 책, 미국의 평범한 고교 교사였던 저자를 하루아침에 스타작가로 만든 책 등등... 다빈치 코드 앞에 붙는 화려한 수식어들은 나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왠지 내 돈들여 사서 보기에는 아까웠다. 마치 일회용 라이터를 살 때의 안타까움이랄까...(비유가 꼭 맞는 것 같진 않지만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아쉽고 꼭 필요해서 사지만 왠지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차일피일 구입을 미루고 있다가, 생일이라는 좋은 아이템을 사용하여 꾸루한테 뜯어냈다. 음화화화화!!!!!

책은 루브르 박물관장 소니에르가 살해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심야의 박물관 안에서 기묘한 포즈로 누워있는 시체. 하지만 관장은 그전에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과 암호전문가인 손녀 소피에게 암호화된 메시지를 남긴다. 예기치 않게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랭던과 소피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에 담긴 단서들을 추적하며, 2천년 동안 숨겨져왔던 비밀을 파헤치게 되는데...(줄거리는 알라딘에서 발췌)

종교와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미한 추리 소설인 <다빈치 코드>는 한 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순식간에 읽힌다. 아닌게 아니라 애초에 영화화 될 것을 염두에 둔 것처럼, 책의 단락 단락이 영화의 한 씬 한 씬으로 그대로 옮겨져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작가 댄 브라운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지만 <장미의 이름>이 고색찬연한 단청의 느낌이었다면 <다빈치 코드>는 화려한 네온싸인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난 네온싸인보다는 빛이 약간 바랜 단청이 더 좋다.

그러면 어떠랴, 어쨌든 책은 재미있게 읽히지만, 두고두고 보고 또 보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보기엔 표지가 넘 촌스럽다. 번역해 출간하기만 하면 수십만부가 보장된 책이라고는 해도.........쩝..하긴, 원서의 표지랑 분위기가 비슷하긴 하더라. 그래도 책값이 요새 나오는 책에 비하면, 두께에 비하면 싸다는게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