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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탈출/제주도

(제주도) 3박 4일 제주도 여행 3일차

정미자씨 2004. 10. 31. 18:05
여행 3일차 날이 밝았다. 지난밤에 머문 한화콘도는 지은지 얼마 안됐는지, 시설이 매우 깨끗하고, 한라산 국립공원과 가까워서 그런지 공기 또한 매우 맑았다.




아침 9시쯤 숙소를 떠난 우리는 우선 섭지코지로 향했다. 섭지코지는 SBS 드라마 '올인' 촬영으로 한층 더 유명세를 탄 곳으로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와 매달린 자루 모양의 곶(코지)이다.



올인 세트였던 성당이 태풍으로 인해 소실된 후 다시 짓고 있어서 어수선하긴 했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을 비롯해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는 송혜교와 이병헌의 사진이 크게 세워져 있었다. 그 중 이병헌의 폼을 태영이가 따라해보지만.......결코 이병헌이 될 수는 없지..ㅋㅋㅋ






이것은 연대로 조선 초에 세워져 비상통신망으로 사용됐던 봉수의 일종이다.



섭지코지 언덕에서 바라 본 성산 일출봉.



언덕 꼭대기에 있던 등대









섭지코지를 빠져 나온 우리는 점심을 먹으로 오조리 해녀의 집을 찾아갔다.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해녀의 집'을 볼 수 있는데, 이 곳은 해녀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그 중 오조리 해녀의 집은 전복죽이 매우 유명한 곳이다.

내장과 전복을 듬뿍 넣어 끓인 전복죽은 매우 고소했다. 하지만 태영이는 입에 안 맞았는지 '무슨 맛이 이래..'하면서도 몸에 좋다니 끝까지 다 먹어치웠다.



전복죽으로 배를 든든히 채운 우리는 우도를 가기 위해 성산항으로 향했다.

성산항의 모습





처음에는 차를 가져가지 않으려 했으나, 사람들이 하도 우도, 우도 하길래, 엄청난 볼거리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이동의 편의를 위해 차를 가져갔다. 그런데 문제는 차를 배에 싣는 것이었다. 후진으로 실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운전이 미숙한 내가 못미더웠는지, 태영이가 자꾸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었다. 운전면허도 없는 넘이 어쩌자고 운전을 하겠다고 하는 건지.....결국 우리는 이 문제로 티격태격했고,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배에 차를 싣긴 했지만 배타고 우도로 가는 내내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성산항에서 바라본 우도






우리가 싸우든 말든 배는 우도에 당도했다.



우도에서 처음으로 간 곳은 검멀레 해안.



검은 모래 때문에 검멀레라는 지명이 붙은 곳이다.



이곳 해안에는 콧구멍이라고 불리는 동굴이 있는데, 썰물이 되어야만 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어느새 화해를 한 우리는 다시 히히낙락 사진을 찍었다네..*^^*











검멀레 해안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우도봉으로 올라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길래, 우리도 올라가면 엄청난 것이 있는 줄 알고 낑낑대며 올라갔지만....사실 크게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도봉 가는 길에 핀 야생화..



계단 양 옆에는 억새밭이 펼쳐져 있었다.





우도봉에 올라서서...





제주도 사람들은 오름에 기대어 살고 죽어서도 오름에 묻힌다고 한다. 오름에 올록볼록 정겹게 모여있는 무덤들...



우도봉 꼭대기에는 등대가 2개 있는데, 새로 등대를 지으면서 구등대는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우도봉을 내려온 우리는 차를 타고 우도를 일주했다. 나는 우도에서 가장 신기한 볼거리가 바로 돌로 쌓은 담이었다. 시멘트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바람에 쓰러지지도 않는지....정말 신기했다.





이건 뭐였드라...음..기억이 안 난다.ㅠ.ㅠ...



이곳은 산호가 부서져 형성된 모래사장이 있는 산호 해수욕장이다. 이 산호모래는 조금씩 자라난다고 한다.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 듯 하지만 그 때는 또 사람들로 버글거려서 지금같은 맛은 안 날 것 같다. 바람이 쌀쌀하긴 했지만 우리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에 발을 담구고 놀았다.







물이 어찌나 깨끗하던지...











모래가 아닌 산호가루가 발에 묻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산호해수욕장을 끝으로 우리는 우도를 빠져나왔다. 12시 반쯤 들어가서 4시쯤 나왔으니 약 4시간 정도 머문 셈이다. 사람들이 하도 좋다길래 상당히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보다. 우도는 우리처럼 차를 가지고 간 사람들도 있지만,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전기 자전거등으로 일주를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다시 배를 타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태영이는 배를 탄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애처럼 신나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찍은 사진. 우도 들어갈 때도 얼마나 찍고 싶었을까.ㅋㅋㅋ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성산일출봉. 그런데 막상 근처까지 가보니, 이건 우도봉에 오를 때 보다 더 높이 올라야 하지 않는가....배도 고프고 기운도 빠진 우리는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근처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해물뚝배기와 갈치구이를 시켰는데, 시장이 반찬이라고 정말 맛있었다.

정갈한 밑반찬



해물뚝배기가 뭔가 싶었는데, 해물을 넣은 된장찌개였다. 특이한 건 새우가 아니라 가재가 들어있었다.



바싹하게 구운 갈치구이 또한 일품이었다.



공기밥까지 추가시켜 싹싹 비운 우리는 일출봉에 오르냐 마냐의 문제로 고심하다가, 결국 오르지 않기로 했다. 올라가봤자 그냥 전경이 훌륭한 거겠지..하면서...

일출봉아~~~다음에 올라줄께~~~



그 후 우리는 가스를 충전시키기 위해 충전소를 들른 후 한화리조트로 돌아왔다. 태영이는 차가 좀 없는 도로를 다닐 때면 자기가 한 번 운전해보면 안되겠느냐고 계속 졸라댔는데, 난 면허도 없는 게 어디서 운전하겠다고 하냐고 일언지하에 거절하곤 했다. 그래도 하도 졸라대길래, 이 날 나는 리조트 내로 들어가서 태영이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그리고 태영이는 주차하다가 차 앞 범퍼를 엄청나게 긁었다. 나보고는 맨날 조심하라며 잔소리 해대더니, 지는 나보다 더 큰 사고나 치고..ㅋㅋㅋ... 다행히 긁힌 상처가 많은 차라서 반납할 때 들키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엄한 돈 들일뻔 했다. --+

우여곡절 끝에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맥주를 마시며 한국시리즈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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