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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고양이 쿠로||스기사쿠(SUGISAKU)||시공사||2003.06.25||500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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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고양이 쿠로||스기사쿠(SUGISAKU)||시공사||2003.06.25||5000||

정미자씨 2003. 11. 27. 02:06


무릎 아래 세계의 따뜻함과 다정함

뭉치와 뭉크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부쩍 고양이를 소재로 한 책과 소품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보고는 싶었으나 책대여점에 없었던 '묘한 고양이 쿠로'를 덜컹 사버렸다. 19권짜리 바나나 피쉬도 샀는데 3권쯤이야.....(그래도 권당 5천원이나 한다ㅠ.ㅠ).

어쨌든 만화는 형제들과 함께 버려진 검은 고양이 쿠로(黑)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고 고양이 세계에 속하며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인간이 아닌 그들의 시선으로 소박하면서도 포근하게 그려 나간다.

현재 3권까지 나왔으며 일본에서는 6권까지 출간되었다고 하니, 하루빨리 번역되서 출간되길 목 빼고 기다릴 수 밖에...


-----이하는 [행복한 만화가게] 기사 중에서 일부 발췌 -------

....형은 입양가고, 나머지 버려진 세 남매 중 막내는 죽고. 결국 혼자 사는 남자와 함께 살게 되는 쿠로와 동생 칭코는 조금씩 동네에서 자기구역을 넓혀가면서 많은 고양이들과 사람들을 만난다. 보스 마사루 형님, 경쟁자였던 오렌지, 짝사랑의 대상인 순한 마다라 등 고양이뿐 아니라, 털털거리는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동거남 수염, 외로워 보이는 여우여인, 왕따 중학생인 메라부 등 사람들의 삶도 조금 더 가까이서 지켜보게 된다. 사람의 사회에서는 주변부를 서성이는 그들도 가까이서 보면 따뜻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개천을 낀 작은 소도시의 풍경은 평화롭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삶의 잔혹한 틈이 언뜻 언뜻 보인다. 동네 길고양이 오렌지의 엄마는 차에 치어죽고, 버려진 꼬마고양이는 하루종일 울어대다가 목이 완전히 망가지고 결국은 죽는다. 거인여인은 외모 탓에 실연당하고, 왕따 중학생의 ‘친구’들은 그를 이용하려 할 뿐이다. 그러나 그런 잔혹함은 삶의 커다란 흐름에 묻히고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았다. 때로 마음 아파가며 때로 키득거리며 읽는 쿠로의 일기는 그래서일까. 오래 기억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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