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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로렌 슬레이터||에코의서재||2005.07.20||1350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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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로렌 슬레이터||에코의서재||2005.07.20||13500||

정미자씨 2005. 9. 14. 17:23


1964년 3월 13일 새벽3시,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20대 후반 여성이 뉴욕주 퀸스지역 도로에서 칼로 난자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잔혹한 살인의 현장을 집 창가에서 목격한 사람은 모두 38명. 그러나 도움을 주기는 커녕 경찰에 신고를 한 사람조차 단 한 명 없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목격자들의 기이한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두 명의 심리학자 달리와 라타네는 조사를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왔다. 개인의 책임의식은 집단의 규모에 반비례한다는 것. 일명 '책임감 분산'이라고 이름붙인 이 현상은 즉,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많을 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간은 적어진다는 것이다. 군중들 사이에서 책임감이 공평하게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책임감 분산이 사회적 예절과 결합하게 되면 그것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생사가 걸린 상황도 무시하게 된다.

구멍이 뚫린 방에 세 명의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인체에 무해한 가짜 연기를 흘려 보낸다. 미리 공모를 한 두 명은 지시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 결과는? 기침이 나올 정도로 자욱한 연기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피실험자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밖에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 전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연기가 난다고 보고한 사람은 단3명뿐이었다. 보고를 하지 않은 피실험자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증거보다 공모자들의 사회적 신호를 토대로 이 비상사태가 인체에 무해한 에어컨의 오작동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간은 대열을 무너뜨리느니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존재라는 것. 생존보다 사회적 예절을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달리와 라타네가 피실험자 단 한 명을 연기 나는 방 안에 두고 실험했을 때는 모두 다 그것을 비상사태로 파악하고 그 사실을 '당장' 보고 했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관한 대담한 가설과 이론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20세기 대표적인 심리학자와 정신 의학자들의 심리실험 10편을 담고 있다. 사람에서 가혹 행위를 시켰을 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실험한 스탠디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 자신의 믿음과 행동이 서로 갈등을 일으킬 때 사람들이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는가를 연구한 패스킹거의 인지부조화 연구, 정신 진단이 얼마나 타당한가를 실험하게 위해 가짜 정신병 환자 행세를 한 데이비드 로젠한의 실험 등등. 10편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인간의 숨겨진 내면의 정신세계로 떠나는 여행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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