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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씨네
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창작과비평사||2004.03.||8500|| 본문
예전에 인터넷서점에서 근무 할 때 김영하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가 '아랑은 왜'라는 신작소설을 막 들고 나왔을 무렵이었고, 당시 그의 머리는 샛노랗게 염색되어 있었다. 난생 처음 작가 인터뷰를 해야되는 난 잔뜩 얼어붙어 있었고, 인터뷰에 능숙한 그는 조잘조잘 잘도 이야기를 했었드랬다.
이미 꽤 오래 전 일이라, 그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그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인터뷰 기사라도 저장해 놓을껄..ㅠ.ㅠ) 기억이 안나지만, 그의 샛노랗던 머리는 선명하게 떠오르는 걸 보니, 꽤나 충격이었던가보다. 어쨌든 그 뒤로 난 김영하가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구입을 한다. 한번이라도 얼굴을 맞댄것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
그가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는 반짝이로 처리한 표지제목에서부터 김영하 냄새가 풀풀났다. 김영하 냄새가 무엇이냐고 물으면...음...쿨한 양아치 정도? 문단이나 다른 사람의 느낌을 다르겠지만 난 왠지 김영하 하면 쿨한 양아치스런 느낌이 든다.(샛노란 머리가 뇌리에 푹 박혀서인가보다-_-;;;)
소설집에는 '오빠가 돌아왔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등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평론가 황종연은 소설집 말미에 실린 평론을 통해 각 소설들은 '냉소와 열정 사이' 라는 큰 화두로 묶일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 건 잘 모르겠고....내 느낌은 재담꾼 김영하답게 발랄+경쾌+냉소적으로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술술술 풀어놓고 있다는 것 정도?
표제작 '오빠가 돌아왔다'는 열네살난 불량소녀의 눈으로 본 가족의 일상사다. 아빠는 술주정뱅이에 가족을 때리는 무능한 가장이고 엄마는 가출한 뒤 '함바집'을 운영한다. 작품은 아빠의 구타에 못이겨 열여섯살에 가출했던 오빠가 몇년만에 미성년자인 노랑머리 동거녀를 데리고 들어와 자신에게 몽둥이를 들고 덤비는 아빠를 때려눕힌 뒤 집안의 헤게모니를 잡으면서 시작된다. 엄마는 새 며느리에게 옷을 사주면서 얼렁뚱땅 집으로 돌아오고 이들 가족이 강행하는 '단란한'야유회는 블랙코미디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창공으로 까마득하게 솟구쳐 오른 새에게도 그림자가 달려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대학 때 성당에서 만난 세 친구가 있었다. 나중에 신부가 된 바오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여인 세실리아, 그리고 소설을 쓰며 살고 있는 '내'가 있다. 바오로와 세실리아는 누구나 선망하는 단짝이었으나 바오로가 신부의 길을 택하자 둘은 자연스럽게 헤어진다. 당시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나에겐 누군가의 영혼에 어둠을 드리울 그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자연발화로 신랑을 잃은 세실리아는 신부 바오로와 자게 되고 둘은 '나'에게 와서 이것을 고백한다.
'발화점이 이상하게도 사망자의 심장 부근이라는 거야. 이런 사건을 자연발화라고 불러. 라이터도, 휘발유도 없이 그냥 한 인간의 내부에서 불이 타올라 모든 걸 태워버리는 거야.'
담담하게 남편의 사인을 설명하는 세실리아. 세실리아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와 '나'는 불쌍한 세실리아와 함께 새 삶을 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다가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가 운다.
'자연발화'라는 특이한 소재를 끼워넣은 것 외에는 특별하다 싶을 것도 없는 이야기 구조지만 왠지모르게 가슴 한쪽이 쿵 하고 내려앉은 느낌이 들었던 것은...소설 속의 '나'처럼 나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림자가 없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까?
어쨌든....현재 한국에서 소설을 가장 잘 쓰는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잘 쓸 것 같은 사람으로 꼽히는 김영하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면 한번쯤은 읽어보시라. 그리고 그의 초창기 작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도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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