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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무라카미 류||웅진닷컴||2001.05.21||800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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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무라카미 류||웅진닷컴||2001.05.21||8000||

정미자씨 2003. 11. 27. 02:04


*** 2001년 06월 29일에 새청 게시판에 쓴 글 ***

"우리 만의 세상을 만든다!!!"

한국에서 일본소설이 인기를 끈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오른지 이미 오래며 무라카미 류, 유미리, 요시모토 바나나, 시오노 나나미의 이름도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유독 일본작가들의 소설이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비슷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동시에 겪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들을 면면히 살펴보면 대부분이 사회문화적 현상들을 즐겨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의 하나 일 것이다.

일찍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 아쿠타가와 문학상을 수상한 무라카미 류의 신작소설 『엑소더스』는 무서운 10대들의 일으킨 예사롭지 않은 혁명을 다루고 있다.

파키스탄 국경 지대에서 AK소총으로 무장하고 지뢰 제거 작업을 하는 '나마무기'라는 일본인 소년은 수많은 중학생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다. '나마무기'의 이름을 딴 '나마무기 통신'의 리더 퐁짱은 인터넷으로 동아리를 결성하여 등교거부 운동을 펼쳐 수십 만에 이르는 중학생들을 규합시킨다. 그 후 퐁짱 그룹은 어른들이 상상도 못할 프로젝트를 실현해나가기 시작한다.

일본의 거품경제가 꺼지자부동산을 싸게 사들여 직업훈련센터를 만들고, 세계적인 뉴스 배급회사를 만들어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키워간다. 그리고 국회 연설을 전세계로 생중계해 경제위기에 빠진 일본을 구하고, 이 연설로 야기된 환율 변동을 이용해 막대한 자본을 손에 넣는 식이다.

『엑소더스』는 기존에 무라카미 류가 썼던 소설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그것은 류가 기성 세대를 꼬집고 비트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그 해답을 하나씩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소설을 읽는 누구라도 "희망"과 "미래"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류가 그려낸 땅 '노호로'. 그곳은 누구도 꿈꾸지 않았던 세상인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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