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씨네

(05-04-15~20) 캄보디아 ③ 앙코르톰_바이욘사원 본문

일상탈출/2005신혼여행

(05-04-15~20) 캄보디아 ③ 앙코르톰_바이욘사원

정미자씨 2005. 5. 10. 19:29
남문을 들어서면 앙코르톰 중앙에 있는 바이욘사원에 이르기까지 울창한 숲길이 이어진다. 앙코르 톰의 북쪽은 돌로 지어진 사원과 왕궁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유적이 남아있지만, 남쪽 지역은 왕족과 승려들이 나무로 만든 집에 살았기 때문에 지금은 숲만 울창할 뿐이다.



바이욘 사원 앞에서 만난 코끼리.





바이욘 사원의 첫느낌은...음...뭐랄까....무너져내린 돌더미? 혹자는 흘러내린 촛농같다고도 했는데, 멀리서 봤을 때는 정말 적절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이욘사원은 힌두교적 양식과 불교적 양식이 혼합되어 나타나 있다. 이는 왕은 불교신자였으나 뿌리깊게 이어져 온 국민들의 힌두교 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힌두교 위에 불교를 가미했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추측되어지고 있다.

바이욘 사원으로 들어서는 문. 이 문 외에도 7개의 문이 더 있다.



우리를 제일 먼저 맞인 한 건 바이욘의 수호 여신 데바타(devata).





제복을 입은 캄보디아 관리인이 한가롭게 앉아 있다.



복도 한 구석에서 만난 요니. 요니는 쉽게 말하면 여근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링가'라고 불리우는 남근석이 꽂혀져 있어야 하는데 링가는 어디 가고 요니만 홀로 덩그라니 놓여져 있다. 링가는 파괴의 신 시바를 상징한다. 다시 말하면 시바의 거시기라고나 할까...-_-;;;



바이욘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각 층은 굉장히 복잡한 복도(갤러리)와 문, 별실로 이어지며 갤러리의 길이는 총 1,200m로서 11,000여점의 섬세한 부조가 조각되어 있다.

1층 갤러리는 인간의 영역으로 인간인 쟈야마르만 7세의 전승과 훌륭한 왕의 덕치로 평화로웠던 시절을, 2층은 신들의 영역으로 신들의 전쟁, 신들의 업적에 대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먼저 크메르 제국의 병사들. 장군은 코끼리를 타고 있고 병사들보다 크게 새겨져 있다.




병사들은 부처님 같이 긴 귀에 귀저귀 같은 것을 입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인 병사는 옷을 제법 갖춰 입고 있다. 크메르군과 중국이 연합해서 참족(베트남)에 싸운 모양이다. 조각 속에 자주 등장하는 크메르인과 중국인, 챰의 군인은 각각 특색있는 머리모양을 통해 구분할 수 있는데 크메르 군인은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짧은 머리로, 챰 군인은 머리에 투구 비슷한 모자를 쓰고 있었고 중국인은 머리 중앙에 상투를 튼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피난 가는 행렬일까. 아이를 목마 태운 남편이 수레를 밀고 가고 그 뒤를 따라가는 아내의 모습처럼 보인다.



소를 잡고 있는 모습 같은데...



춤추는 무희 압사라 부조 앞에서 포즈 취한 태영이.



톤레삽 호수에서 벌어진 전투를 묘사한 부조다. 크메르 군사들이 배의 노를 젓고 있고 배 아래와 옆에는 호수에 사는 악어와 물고기 등이 같이 새겨져 있다.



참족의 군사들. 전투에서 패한 크메르 군사들이 호수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

격렬한 전투장면에 이어 주민들의 생활모습도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일하는 남편, 놀고 있는 아내?! ....



오순도순 모여 있는 가족들. 아마도 이를 잡아 주고 있는 듯.



애 낳는 아낙.



일부 지워지고 알아보기 어려운 곳도 있지만 미로같은 복도를 거닐며 빽빽하게 새겨진 부조를 감상하다보면 나오는 건 감탄 뿐이다.

1층에서 바라 본 2층 모습.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 고푸라탑문.



복구했다가 무너진 도서관. 앙코르 유적지는 각기 다른 나라의 유니세프가 들어와서 복구 중인데, 이 곳은 일본 유니세프가 들어와서 복구한 도서관이다. 그러나 복구한지 몇 년 안되 무너졌다고 한다.




2층을 지나 맨 꼭대기 층으로 오르자, 멀리에서는 흘러내린 촛농처럼 보이던 수십개의 대두(?!)들이 비로소 자세히 보였다. 바이욘 사원에는 총 54개의 탑 사면에 216개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지금은 37개의 탑만 남아 있다. 슬쩍 웃음을 흘리는 듯,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바이욘의 석상의 미소는 일명 '앙코르의 미소'라고 불리운다.





이 곳에는 수많은 방들이 있는데, 승려들이 머물렀던 방이라고 한다. 방에는 사방으로 창문이 뚫려 있는데, 창문밖으로는 바이욘 석상들이 정면으로 바라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복원실패로 인해 반만 보이거나 아예 보이지 않거나 한단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바이욘 사원은 벽돌로 쌓아 올린 앙코르와트와는 달리 크기가 제각각인 자연석들을 어떤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고 하나하나 쌓아서 형상을 만들고 거기에 부조를 새기고 얼굴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바윗돌 갯수만 해도 20만 개가 넘으니, 현대 과학 기술로도 도저히 해명할 수 없는 건축의 신비이다.

이것이 그 나마 제일 복구가 잘 된 방이란다. 창문밖으로 석상이 그런대로 가운데쯤에 보인다.






사진 왼쪽 위의 석상은 복구가 잘못돼서 얼굴이 삐뚤어졌다.ㅠ.ㅠ..







나의 춤 실력은 압사라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_-;;



바이욘 사원을 나오는 길. 외국인에게 향을 건내주는 스님.



예전에는 용맹했을지언정 지금은 꽁지빠진 사자는 처량해보이기만 했다.





모습도 처량한데 사람에게 희롱당하기까지...-_-;



아쉬움에 다시 돌아다 본 바이욘 사원.  처음에 멀리서 봤을 때는 무너져내리는 돌더미들로만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본 신전은 제멋대로 생긴 바위들을 포개고 끼워 맞춰 만든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고 거대한 퍼즐 블록이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