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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5~20) 캄보디아 ④ 앙코르톰_북쪽 본문

일상탈출/2005신혼여행

(05-04-15~20) 캄보디아 ④ 앙코르톰_북쪽

정미자씨 2005. 5. 11. 13:25
바이욘사원을 나와 한숨 돌리고 바푸온 사원으로 향했다.
바이욘 사원의 북쪽에 위치한 바푸온 사원은 창조의 신이자 죽음과 파괴의 신으로 힌두 최고의 신 중 하나인 시바에게 바쳐진 사원이다.

바푸온 사원으로 향하는 200m길이의 다리 진입로는 나무들로 둘러쌓여 있고, 양옆으로는 많이 메워지기는 했지만 연못도 있다.

사진상에서는 오른쪽께에 길다랗게 이어진 돌다리. 다리 위에 사람이 조그맣게 보인다.




바푸온은 앙코르 지역에서 3번째로 건립된 유서깊은 사원으로 앙코르톰이 건설되기 이전에 이미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야바르만 7세가 앙코르톰을 만들면서 이곳을 경내에 집어 넣은 것이다.

현재 바푸온은 프랑스 유니세코팀에 의해 복구 중이다. 그런데 원래는 라테라이트라는 일종의 적갈색 점토로 기초를 다지고 블록을 만들어 쌓아 올려야하는데, 현재는 콘크리트벽으로 대신하여 복구 하고 있다. 프랑스팀이 수차례 노력했지만 매번 실패하여,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는 하지만, 글쎄....올씨다. 아무데나 시멘트 쳐바르다 석굴암꼴 나는거 아닐까...



피라미드처럼 높은 산 모양의 사원임을 알 수 있다. 힌두교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거주하는 히말라야에서도 가장 높은 메루산을 의미한다고 한다.



주변에 흩어진 돌덩이에는 일일이 번호가 쓰여져 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것 같지만 복원에 사용될 돌들이다.
함부로 그 위에 앉거나 만져서 훼손시키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전에 왔던 관광객은 돌무더기에 기댔다가 무너져서, 무려 1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고 한다. 물론 쇼부쳐서 400달러 선에서 마무리졌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앙코르톰에서는 돌 하나도 허투로 봐서는 안된다.



시간이 한낮에 가까워지자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다. 슬슬 지친다리를 쉬게 할 겸, 삐미아나까스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휴식을 취했다.

야자수를 먹고 있다. 야자수 맛은 달콤한 맛을 예상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맛이 뭐 이래?'했지만 먹다보니 갈증도 해소되고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캄보디아에 와서 느낀 거지만 열대과일들은 생각보다 그리 달지 않다. 후루츠칵테일만 먹어서 그런지 열대과일들은 왠지 달 것 같았는데..-_-;;;



이건 삐미아나까스. 천궁 또는 하늘의 궁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 '황금탑'이란 이름도 갖고 있는데, 중국의 사신으로 이곳에 거주했던 주달관(周達觀, Zhou Daguan)의 방문기에 의하면 3층의 성소 꼭대기는 황금으로 입혔다고 전해온다.



이 사원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내려온다.

아주 옛날 옛적에 머리가 아홉 달린 뱀이 있었는데, 나이가 한 9백년 쯤 먹었을까? 이 뱀의 정령이 여자로 변신하여 이 신전에 살았다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소마공주. 그리고 매일 밤 왕이 왕비나 후궁의 침실에 들기 전에 반드시 이 소마공주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했다. 만약에 이를 어기면 바로 죽는다고 믿었다.이리하여 크메르 왕가의 혈통에는 신성한 뱀의 피가 흐르게 되었다는 것.

전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르지만, 왕이 매일 밤 이 신전을 올랐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관광일정상, 삐미아나까스에는 오르지 못했다. 패키지 여행의 단점 중 하나다. 촉박한 일정..ㅠ.ㅠ..

삐미아나까스를 지나 왕궁의 동문을 통해 나오면 그 유명한 코끼리 테라스를 볼 수 있다.

왕궁의 동문



문 앞에서 한 장 찍고..



문 위에는 귀면상(鬼面像)(이 새겨져 있는데 바로 칼라(Kala)이다. 설화에 의하면 항상 굶주린 칼라는 시바신에게 먹이를 달라고 보챘는데 시바가 네 몸을 먹으라 하여 자신의 몸을 죄다 뜯어 먹고 머리만 남게 되었다. 후에 시바가 자신의 말을 잘들은 칼라의 머리를 사원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삼아주었다. 이 외에도 문에는 왕에 대한 충성맹세가 새겨져 있다.



동문을 지나 로열박스에서 내려다본 전경. 왕은 이 곳에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병사들의 사열을 받기도 하고, 외국 사신도 맞이했으며, 재판도 했다고 한다.

멀리 나무들 사이로 탑처럼 보이는 것이 쁘라삿 수오르 쁘랏(Prasat Suor Prat) . 쁘라삿이란 크메르 어로 "탑"이란 뜻으로 12개의 탑이 숲을 배경으로 일렬로 서 있다. 이 탑들의 용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그 중 하나는 죄인을 가려내는데 사용됐다는 것.

원나라 사신으로 크메르 왕국을 찾았던 주달관의 기록에 의하면 이곳은 재판정으로 소(訴)가 제기되거나 죄를 심판할 때 원고와 피고를 각각의 탑 위에 세워놓고 며칠을 지내게 한 후 먼저 쓰러진 사람을 죄인으로 여겼다고 한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꼼짝없이 죄인이 되는 희한한 심판을 하늘의 심판으로 여겼다니 현재 우리로선 재미있지만 그 옛날에는 억울한 일들도 많았을 것 같다.




테라스의 난간에 새겨진 머리가 7개 달린 나가(뱀). 나가는 앙코르의 어느 유적지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데, 나가는 힌두교 신화와 불교 신화에 고루 등장하는 영물이라고 한다. 사원을 수호하는 수호천사의 의미인 것이다.



로열박스에서 내려오면 남쪽으로는 코끼리테라스, 북쪽으로는 문둥이왕테라스가 양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끼리 테라스 먼저 살펴보면. 코끼리테라스는 300m가 넘는 긴 벽을 따라 무수히 많은 코끼리떼가 새겨져 있어 붙은 이름이다.







이 길다란 벽에 새겨져 있는 것이 몽땅 코끼리다.





나의 강권에 의해 억지로 코끼리코 포즈를 취하고 있는 태영.



이름이 특이한 문둥왕의 테라스는 시간 상 둘러보지 못했다. 말머리조각상 역시 이미 버스에 올라타 있는 일행들 눈치가 보여서 찾아보지도 못했고..꼭 보고 싶었는데....T.T

자야바르만 7세는 말년에 문둥병에 걸려서 고생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문둥왕은 자야바르만 7세라고 추측되어진다. 테라스 끝에는 문둥왕 상이 놓여져 있어서 테라스의 이름이 '문둥왕의 테라스'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앙코르톰 관광은 모두 끝났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앙코르 톰을 반나절에 둘러보았으니 얼마나 종종 걸음으로 다녔겠는가. 좀더 시간이 있다면 천천히 느긋하게 둘러보고 싶지만, 다음번을 기약하며...

여행을 가기 전 책과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갔지만 막상 눈앞에 펼쳐지는 앙코르 유적은 규모면에서나,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오후에 둘러보게 될 타푸롬 사원과 앙코르 유적의 백미 앙코르와트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출발!!!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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