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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5~20) 캄보디아 ⑦ 앙코르와트2 본문

일상탈출/2005신혼여행

(05-04-15~20) 캄보디아 ⑦ 앙코르와트2

정미자씨 2005. 5. 17. 17:25
앙코르와트 회랑 벽의 부조는 직접 보지 않으면 그 감동을 느끼기 힘들다.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등 힌두교의 전설과 자야바르만 2세의 업적을 새긴 벽화는 수만개의 돌을 쌓아 조성했지만 바늘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부조의 면적만 무려 1,200평방미터에 달한다니, 규모만으로도 입이 쫙 벌어지는데, 거기에뛰어난 예술성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하지만, 워낙 양이 방대한데다가, 힌두설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으면 그 내용을 다 이해하기가 어렵다.




앙코르와트의 1층 부조는 내부도로 봤을 때, 서쪽갤러리(회랑)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봐야 한다.

우선 번호대로 부조의 내용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1. 힌두설화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중 쿠륵세트라 전투 장면
2.힌두설화의 대서사시 「라마야나」 중 전개 장면들
3.수르야바르만 2세의 승전도와 충성맹세
4.염라대왕의 심판/천국과 지옥
5.힌두 설화 바가바타 푸라나 중 볼로장생의 감로수를 만드는 유해교반(젖의 바다 휘젖기)
6.기록문자
7.악마와의 전투와 비쉬누 신의 승리
8.크리쉬나의 승리와 악마 바나
9.신들과 악마의 대전투
10.힌두설화의 대서사시 「라마야나」 전반적인 장면과 비쉬누 신
11.힌두설화의 대서사시 「라마야나」 장면 중 랑카의 전투

여기서 잠깐,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를 설명하고 넘어가면...「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는 서양의 오딧세이와 일리아드와 비견되는 인도 최고의 장편대서사시이다. 두 작품 모두 산스크리트어로 되어 있다.

「마하바라타」는 '바라타 족의 대전쟁'이라는 뜻으로 기원전 10세기경 북인도로 넘어온 판두족과 쿠루족 사이에 왕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과 전쟁을 담은 대서사시. 원작은 산스크리트 운문으로 쓰여졌으며 18편 10만송으로 구성됐다.

'라마의 사랑 이야기'로 불리는 「라마야나」는 고대 인도에 전해오던 비슈누 신의 화신인 라마 이야기를 기원전 300년경 시인 발미키가 엮어낸 것이다.

이 2대 역사시(歷史詩)는 후대의 사상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이렇게 중요한 이 때에, 그만 카메라 밧데리가 똑 떨어지고 말았다.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은 눈으로 보기만해도 벅차니, 사진찍을 요량 피우지 말고 눈으로만 감상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ㅠ.ㅠ...

어쨌든, 밧데리를 거의 쥐어짜다시피 해서 몇 장 건진 사진으로 대충 맛뵈기만 보자.

장군은 말을 타고 병사는 걸어서 위풍당당하게 행진하는 군대. 부조가 반질반질한 것은 사람들의 손때를 타서라고.





수많은 등장 인물 중 장군급들은 보다 크게 묘사되거나 코끼리나 전차를 타고 용감하게 공격한다



양산을 많이 쓰고 있는 사람일수록 높은 사람이다. 이 사람은 무려 13개의 양산을 쓰고 있다.



가운데 네모낳게 구멍이 난 것은, 속에 보석이 있다는 소문때문에 당한 도굴의 흔적이란다.







높이가 2m가량 되는 긴 복도의 벽을 3등분 해서 부조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이건 남쪽회랑에 묘사된 지옥의 모습.

죄를 지은 사람들이 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사람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지옥에서 온 몸에 정이 박히는 고문을 당하고 있을까...



원래 회랑의 천정은 아치형이다.



그런데 복원을 잘못해서 어떤 곳은 이렇게 네모반듯한 천장이 되고 말았다.(밧데리가 부족해서 급하게 찍다보니 사진이 흔들렸네ㅠ.ㅠ)



동쪽회랑의 '유액의 바다 휘젓기'라는 부조는 매우 유명하다. 인도 창조 설화 중 하나인데 악마와 신이 서로 힘을 합쳐 불로장생의 영약 '암리타'를 만들기 위해 젖의 바다를 휘젖고 있는 모습이다.

젖의 바다를 휘젓는 도구로 만다라산을 대지에서 뽑아냈지만 산을 잡고 흔들 수가 없어 바수키(뱀)으로 산을 묶어 휘젖지만 바수키도 산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바다에 빠지려 하자, 비쉬누신이 거북이로 변해 바스키를 받혀준다. 이리하여 92명의 악마와 88명의 신들은 합심하여 1,000년 동안 젖의 바다를 휘젖는데 바수키가 그 고통을 감당하지 못해 독약을 뿜어내고 신들과 악마를 구하기 위해 쉬바 신이 독을 삼켜(쉬바 신 목의 점이 이 독이다) 과업의 장애를 막아내자 드디어 젖의 바다에서 생명이 탄생한다. 여신들, 압사라들(천녀), 수많은 생명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로장생의 약 감로주(암리타)가 탄생한다. 그러나 암리타가 만들어지자 합심의 끈은 끊어지고 악마가 암리타를 탈취하자 신들과 악마들 사이에 쟁탈전이 벌어지고 결국 미인계로 암리타를 탈취한 신들은 소원대로 영생을 갖게 된다. 이로서 악마와 신들 사이에는 끝없는 전쟁이 이어진다.

암코르톰의 남문 앞에 있던 뱀의 허리를 부여잡고 있던 54명의 신과 54명의 악마 조각상도 바로 이 설화의 내용을 근거로 한 것이다.

바다를 젖고 있는 신들의 모습.
부조의 중심이 되는 바수키(뱀)의 몸을 잡고 젖의 바다를 휘젓고 있다. 이것을 경계로 아래쪽은 바닷속 장면, 맨 윗쪽은 휘젖기의 결과로 탄생된 압사라들이 날고 있다.



거북이로 변신한 비쉬누신





이쪽은 악마들의 모습.



37년을 지어도 다 못지었었나 보다. 기둥에서 미완성된 부조들도 간혹 보인다.



동쪽 회랑의 두번째 부조는 앞전의 부조들과 비교했을 때 한참 격이 떨어지는데, 이것은 16세기쯤 크메르를 점령한 타이족의 솜씨라고 한다. 어쩐지...



1층 회랑을 다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 가는 길.

앙코르와트는 모두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미물들의 세계, 2층은 인간계, 3층은 천상계라고 한다.



신의 세계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신을 만나러 가는데, 머리를 숙이고 2발이 아닌 4발로 기어올라오라는 뜻이란다.

올라가는 길은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고 쑥~하고 올라가면 되는데, 내려올 때는 상당히 아찔하다. 예전에는 난간도 없었는데, 프랑스 관광객이 한번 굴러떨어지고 나서 프랑스정부의 건의로 난간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려오는 쪽의 계단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데, 달랑 한줄로 되어 있어서, 위험해보이긴 마찬가지. 그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3층에서 내려다 본 광경



앙코르와트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여긴 목욕탕. 이런 목욕탕이 4개나 있다. 물 채워서 목욕하려면 꽤나 힘들었을 듯..



3층의 최상층 코너에는 각각 4개의 탑이 솟구쳐 있고 그 가운데에는 지성소가 있는 중앙탑이 서 있다. 그 탑 중 하나.



밧데리가 없어서 앙코르와트 2층과 3층은 사진이 거의 없다. 아름다운 압사라 부조도 디게 많았는데..ㅠ.ㅠ

어쨌든, 여기를 마지막으로 앙코르 유적지 관광은 모두 마쳤다.

슈퍼컴퓨터로 설계를 해도 3년이 넘게 걸린다는 앙코르와트. 현대의 건축기술로도 도저히 지을 수 없다는 앙코르와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앙코르와트 앞에 서면 명불허전이라는 멀이 절로 나온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패키지 관광이다보니, 꼼꼼히 둘러볼 수가 없었다는 점. 앙코르 유적지 중에서도 으뜸가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기도 했고, 시간도 촉박했고. 앙코르와트를 배경으로 한 일출이 그렇게 멋지다는데.......다음 번을 기약하며...아쉬운 마음을 접을 수 밖에 없없다.

저녁에는 압사라 민속쇼를 보면서 식사를 했다. 압사라 민속쇼 외에도 캄보디아 민속춤 등 1시간 가량 공연이 이어졌는데 꽤 볼만했다.







맨 가운데서 춤추는 여자아이, 진짜 귀여웠다.



여럿이 나와 춤출 때는 가운데 여성이 가장 예쁜가보다. 역시 가운데 아가씨가 정말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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