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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15~20) 베트남 ③ 하롱베이 본문

일상탈출/2005신혼여행

(05-04-15~20) 베트남 ③ 하롱베이

정미자씨 2005. 5. 23. 18:27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는 대략 160km. 시속 80km로 달리면 2시간이면 거뜬히 도착하지만, 베트남 도로 사정상 60km 이상으로 속도를 낼 수 없는데다, 중간중간 검문대가 많아서 실제로는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버스 창 밖으로 보이던 이 강이 하노이 외곽에 흐르는 홍강.



하롱베이로 가는 도로 중간중간에 있는 검문소



공동묘지란다.



우리나라 농촌 풍경 같다.



버스가 오건 말건, 도로 한 복판을 횡단하는 오리떼.



일행 중 한 분이 과일가게에서 열대과일 몇 가지를 사서 나누어 주셨다. 이건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는데,여행 와서 호텔식당에서 가장 많이 먹은 과일이다. 까만점이 점점이 박힌 하얀 과육 부분을 먹는데, 맛은 그리 달지도 시지도 않고..약간 달콤한 맛??? 이게 무슨 말인지..-_-;



베트남의 집들이다. 뭔가 좀 특이하지 않은가?







그 비밀은 바로 건물모양 때문이다. 지금은 규제가 많이 풀렸지만, 예전에는 건물을 지을 때 가로*세로의 크기가 4m*10m로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이는 한정된 땅덩어리내에서 보다 많은 인민들에게 집을 지을 땅을 나누어 주기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베트남에서는 보통 가정집도 3층 이상인 집들이 많다. 너비가 정해져 있으니 층이라도 많이 쌓을 수 밖에...



게다가, 집들과 집들 사이의 간격도 다닥다닥 붙여 짓게 했기 때문에 어차피 보이지 않을 옆면은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다고.





모든 인민이 집을 갖게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돋보이나, 그 사고라는 것이 참으로 창의성 없고 획일적이다.

이 지역은 석탄이 나는 지역이란다. 그래서 흙도 시커멓다.



베트남에서 유일한 철도란다. 단선으로 호치민까지 열 몇시간이 걸린다고 했었던 것 같다.



베트남을 여행하다보면 반가운 버스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 셔틀버스. 이 외에도 무슨무슨 대학 셔틀버스, 할인마트 셔틀버스 등등, 한국에서 들어온 많은 중고버스들을 볼 수 있는데, 예전에 백화점 셔틀버스가 금지되면서 그 버스들이 대거 베트남에 기증된 것이다.





드디어 하롱베이에 도착했다.

우리가 하롱베이에서 머물 호텔 로비



로비에 있던 베트남 전통 악단



객실 내부.





객실에서 내려다 본 전경





간단히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다 저녁식사를 하러 씨푸드 레스토랑에 갔다. 음식 맛있기로 유명한 베트남에 와서 그 동안 쭉~~~~한국식당만 다녀서 현지식을 먹고 싶었는데,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먹는 현지식이라 하여 꽤나 기대를 하였다.

레스토랑 입구.



그러나, 대실망. 일인당 1달러도 안되는 가격의 음식인 듯 했다. 어쩜 그리 맛대가리가 없던지.....베트남 전통음식이라기보다는 중국음식에 가까운 메뉴였다.

그래서 결국 저녁식사 후 1시간 가량 발맛사지를 받은 후, 용감히 우리끼리의 외출을 감행했다.

호텔에서 좀 걸어나오니 베트남의 명물 씨클로가 있었다. 애기까지 없은 아주머니가 운전을 해서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긴 하더라. 비용은 1시간에 3달러이다.



씨클로 아주머니에게 근처에 쌀국수집으로 가자고 하자 노천식당들이 늘어서있는 곳으로 가주었다.





야채쌀국수에, 새우볶음국수, 그리고 맥주를 시켰는데 가격은 모두 합해 4달러!





이렇게 맛있는 식당을 내버려두고...가이드는 엉뚱한 식당만 데리고 다니니..여행을 오면 현지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 또한 상당한 것을...

재미있는 것은 식당 아주머니들이, 모두 모여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것. 한류열풍이 진짜로 불긴 부나보다.

만족스럽게 식사겸 맥주 한 잔을 하고 다시 씨클로를 타고 오던 중 불꽃놀이를 하길래 잠시 구경했다.





1시간 남짓한 외출이었지만, 우리끼리의 외출이라 그런지 정말 기분 좋은 외출이었다. 다시 호텔로 돌와 와서...





다음날 아침 일찍. 하롱베이로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팀별로 저 뒤에 있는 붉은 범선 하나 씩을 전세내서 하롱베이까지 간다.







배에는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주방시설이 완비되어 있고 식당과 화장실까지 구비되어 있다.



배 갑판 위에서.





동양 3대 절경이자 베트남 제일의 비경 하롱베이는 1994년에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 유산 가운데 자연공원으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모항공회사의  CF 배경으로 유명해진 곳인데, 석회암의 침식작용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선된 3000여개의 섬들이 바다를 수놓고 있다.

하롱이라는 말은 한자 下龍에서 전해졌는데, 말 그대로 용이 내려온 곳이란 뜻이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부터 북방민족의 침입이 잦았던 이곳에 바다를 건너 쳐들어오는 침략자들을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이들을 모두 물리쳤으며 적들을 물리친 용은 입에서 구슬과 보석을 내뿜어 현재의 기암괴석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먼저 향한 곳은 선착장에서 8km 떨어진 해발 190m 석회석섬 중앙에 위치한 항다우 고(Hang Dau Go). 일명 숨은동굴이라고 하는데 이 동굴은 베트남의 이순신 장군격인 쩐후이다오 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얽혀 있는 곳이다.

13세기 엄청난 군사력의 몽골군이 베트남을 ㅊ미략했을 때 이곳을 지키고 있던 쩐 장군은 '숨은 동굴'안에 군사를 숨겨놓고 때를 기다렸다가 섬들 사이에 있는 보고 얕은 길목에 촘촘하게 말뚝을 박아 놓은 뒤 썰물 때 몽골군 배가 말뚝 위에 걸리자 이들을 섬멸했다고 한다.

항다우 고 선착장





어느 나라 스님들일까?



베트남전 때 사용했을법하다. 우리나라의 방공호 같이 생겼다.



동굴 입구에 있는 안내 입간판.



동굴 내부에는 2000여명이 은신할 수 있는 큰 공간이 있고 곳곳에서 당시 사용했던 나무말뚝이 지금도 발견되곤 한단다. 동굴 천장에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종유석과 석순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동굴이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여자의 가슴과 비슷하다.



이건 뭘까요~~~남근석이다. *^^*




동굴을 나와서 사진 몇 장을 찍고,







기암괴석들을 향해 다시 출발!~





갑판에 느긋하게 앉아 구경하는 태영이. 날씨가 흐릿해서 멀리까지 보이지 않는 게 안타까웠지만, 나름대로 한갓지고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배의 조타실.







이제 슬슬, 눈에 익은 장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모항공회사에서 광고를 찍은 바로 그곳이다.





배의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우와~우와 몇 번 외치고 나니 휙 지나쳐서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이곳은 수상가옥촌.











이 배들 중에는 신선한 해산물들을 파는 곳도 있다.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해산물들을 사면 유람선의 주방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회를 뜨거나 구워서 준다.

이곳은 특히 한국에서는 비싸서 먹기 어려운 다금바리가 유명한데, 나도 오기전에는 꼭 먹어봐야지 했는데, 막상 잡아놓은 다금바리들을 보니,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이건 상어.



이게 바로 다금바리. 물이 탁할 뿐 더러운 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회로 먹을 거라서 왠지 꺼림칙 했다. 결국 우리 일행들은 모두 안 먹었다.



수상가옥촌을 지나서 계속 항해 중!!!

바위 모양 참 특이하다.







지나가는 유람선에 바싹 붙어서 과일을 파는 작은배.



바람에 머리가 미친년 산발했다.-_-;





마치 산맥이 바다에 퐁당 빠진 듯, 섬이 겹쳐져서 산의 능선처럼 보인다.















간혹 보이는 수상가옥촌





이 좋은 공기를 오염시키다니--+









배 선미에서. 떨어질까 두려웠는지 표정이 이상야릇하다.ㅋㅋㅋ







하롱베이는 종종 중국의 계림과 비견된다. 차이가 있다면 중국의 계림은 강과 산이 이루는 경관이고 하롱베이는 바다와 섬이 이루는 경관이라는 점. 그리고 하롱베이의 규모가 계림보다 10배 정도 크다.









섬 사이로 보이는 돛단배. 영화 인도차이나가 생각난다.






바다 멀리 나왔는지 바다색깔이 짙푸른 청록색으로 바뀌었다.









신혼여행을 위해 삼각대를 준비해 갔는데, 거의 필요가 없었다. 배 난간에 사진기 올려놓고 사진찍기 놀이 중.





청록색 바다와 붉은 범선이 그림처럼 잘 어울린다.







왜 그랬을까?~~ㅋㅋㅋ



아무리 좋은 경치도 계속 보면 질리는 법. 비슷비슷한 경치에 조금 지겨워질 때 쯤, 띠톱섬에 도착했다.



띠톱섬은 하롱베이에서 유일하게 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하롱베이는 섬안에 둘러쌓인 바다라서, 호수처럼 파도가 거의 없다. 그래서 배를 몇 시간씩 타는데도 전혀 배멀미가 없다. 그러나 일장이면 일단이 있는 법. 파도가 없는 관계로 모래사장이 형성이 안돼서, 해수욕장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관광객들을 위해 이곳 띠톱섬에 인공모래사장을 만들어서 해수욕장을 만들어놓았다. 그래봤자 길이가 50m도 채 안되지만...

쏟아부은 모래가 물에 쓸려가지 않도록 방비를 해놓았다.



띠톱섬은 이름이 특이한데, 호치민이 프랑스 유학시절 룸메이트 친구였고, 후에 러시아의 우주비행사로 높은 관직에까지 오른 띠톱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섬 이름의 유래가 적힌 안내판.



30미터 높이의 티톱섬(Titop Island)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끝어이 펼쳐진 하롱베이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는 길. 베트남 소수민족의 복장을 한 사람이 조심스레 내려오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하롱베이

















뒷배경이 무슨 그림 같다.



















띠톱섬을 끝으로 하롱베이 관광은 모두 끝이 났다. 돌아올 때는 하롱베이쪽이 아닌 지름길로 오기 때문에 하롱베이 전경을 볼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본 고깃배.




천혜의 절경이라는 하롱베이. 날씨가 맑아서 멀리까지 보였으면 좋았을테지만, 안개가 낀 흐릿한 날의 정취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현재 하롱베이는 도시 전체가 공사장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개발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하노이-하롱베이 간 비행기도 생긴다고 하니, 그러면 더욱더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음 할 것이다. 보다 많은 호텔과 편의시설, 위락관광시설이 들어섰을 때 오는 것도 좋겠지만, 아직은 덜 개발되어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손때가 덜 탔을 때 오게되어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하롱베이 관광을 마치고 다시 3시간 반 정도 버스를 타고 다시 하노이로 돌아왔다. 남은 일정은 저녁 식사 후, 베트남 전통 수상인형극쇼를 보는 것.

반가운 상표다.



베트남 역시 시장개방의 바람이 곳곳에서 불고 있다. 하노이 역시 사방이 공사중이다.





베트남 자국 기술력만으로 지었다는 고층 아파트. 가이드 말로는 여기저기 부실투성이라는데, 베트남에 살고, 부인도 베트남인이면서, 일정 내내 베트남을 너무 깔보는 듯한 가이드의 말이라 별로 믿음직스럽지는 않았다.



저녁 식사 후 잠깐 짬이 나서 베트남 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인도, 차도 구분이 잘 안되어 있고 오토바이가 하도 씽씽 달려서 많은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







이 곳은 베트남 전통 수상 인형극을 볼 극장.





무대 뒤에서 사람이 허리까지 물에 잠겨서 길다란 막대로 인형들을 조종해서 인형극을 펼친다. 한쪽 옆에서는 라이브로 베트남 전통음악이 연주되었다.





공연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된다.





공연 후 무대인사.





이로써 4박 6일간의 신혼여행 일정이 모두 끝났다. 대개 신혼여행은 멋진 해변이 있는 리조트에서 한가롭게 해양스포츠를 즐기며 유유자적 보내고 오지만, 우리는 굉장히 빡세게 신혼여행을 다녀온 듯 하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시작하여 베트남의 하롱베이까지...이동시간도 만만치 않았고, 여유롭게 쉬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녀와서 별로 후회는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괜시리 겁먹고 패키지 여행으로 다녀왔다는 것. 물론 앙코르와트나 하롱베이가 워낙에 오지이다보니, 패키지여행이 편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준비를 잘해서 개별여행으로 왔어도 좋을뻔 했다. 하긴..그랬으면 신혼여행답지 않은 숙소에서 지냈겠지만....전일을 특급호텔에서 지냈으니 그나마 신혼여행 같았지, 안그랬으면 무슨 답사여행 같을 뻔 했다. ㅋㅋㅋ

어쨌든, 생애 첫 해외여행은 별탈 없이 무사히 잘 다녀왔다!!!


*** 여행기 작성 시 참고자료 ***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 앙코르기행/심인보 지음/새로운사람들 간
: 사진 중심의 앙코르 여행기다. 전반적으로 앙코르 답사의 윤곽을 그리기에 좋다.

magicbus의 앙코르와트 http://goangkor.com.ne.kr/
: 일반 배낭여행객이 만든 사이트 같은데, 정말 자세하게 앙코르와트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강추 사이트!!!

베트남
- 하노이에 별이 뜨다/방현석 지음/해냄 간
소설가 방현석이 쓴 여행기. 베트남 관광지에 대한 안내라기보다는, 죽은지 30여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베트남 사람들의 가슴 깊이 남아 있는 호치민의 행적과 함께 처절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모습을 더듬는다.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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